바르셀로나(Barcelona) 여행길

조국


2003년 10월25일 토요일

오늘은 오래 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드디어 바르셀로나로 떠나는 날이다. 바르셀로나에서 모두 만나기로 한 우리 일행은 각자가 사는 도시에서 새벽부터 움직이기 시작하여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모두 모였다. 듣자하니 손행자, 박인숙 그리고 유정숙회원은 Duesseldorf 공항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느라고 그 전날 박인숙 집에 가서 묵고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들은 Barcelona에는 오전 9시 반에 도착하여 짐을 내린 후 시장으로 나가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사다들이고 특히 5리터 짜리 물병을 여러 개 사들고 오느라 몸살을 앓으면서 오후에 도착할 회원들을 위해 음식준비를 해 놓았다. 송현숙회원은 Hamburg공항에서 떠나서 Mallorca 공항에서 갈아탄 후 Barcelona로 왔고, 박재신회원은 불란스에서 여행을 마치고 피레네에서 기차로 오후 5시경에, 송금희, 조국남회원은 Frankfurt 공항에서 16시에 출발하여 20시쯤 Catalunya 광장에 도착, Berlin에서 떠난 김도미니카, 김순임, 신사순 그리고 안차조회원은 Muenchen 공항에서 갈아탄 후 21시가 넘어서야 공항뻐스에서 내렸다. 우리가 일주일간 묵게될 집은 Barcelona의 가장중심지인 Catalunya 광장에서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곳에 위치했다. 미리 도착한 송현숙과 박재신회원은 15분마다 도착하는 공항뻐스에 시간 맞추어 늦게 도착하는 회원들을 마중 나가느라 저녁 내내 들락날락하였다. 그 집을 향하여 각 지역에서 모여든 회원들의 길을 선으로 그어 본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늦게 도착한 회원들은 미리 온 회원들 덕분에 삶은 오징어와 새우를 반찬으로 저녁을 맛있게 들었다. 우리가 묵을 집은 두 군데로 Catalunya 광장근처의 집('큰집')과 그 집에서 도보로 약 25분 걸리는 곳에 위치한 다른 집(‘작은집’)이었다. 큰집에서 7명이 묵고 작은집에는 베를린에서 온 일행 5명이 묵기로 했다.


10월 26일 일요일

공동작업-시장보기, 식사당번확인, rental car를 받아옴, 저녁 20시30분경에 강여규씨 도착,

음식 장만과 식사는 큰집에서 하기로 정했다. 작은집에서 묵는 일행이 큰집에서 저녁가지 같이 지내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소년 소매치기들이 김순임씨의 핸드백을 빼앗아서 뺑소니를 쳤다. 늦은 밤에 인근의 파출소에 도난신고를 하고, 은행구좌의 지급정지 신고를 하였다. 모두들 놀라고 안타까워 어쩔 줄 몰라했다. 이 사건은 바르셀로나에서의 첫날 김순임씨가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액땜을 앞당겨서 한 것이라고 서로 위로를 하고 모두들 앞으로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경고로 보았다.


10월27일 월요일

아침식사를 끝나자 우리 일행은 Catalunya 광장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시내를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적색관광노선버스는 바르셀로나의 북반부를 청색관광노선버스는 남반부를 한바퀴 돌아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고 중간에 내렸다가 다음버스를 타면 다시 같은 경로로 갈 수 있었다. 날씨가 흐린 탓에 이층의 좋은 자리를 포기하고 모두들 버스 아래층에서 시내를 내다보았다. 나중에 남쪽 바닷가를 돌 때는 비바람이 불고 버스의 유리창이 흐려져서 바깥을 보기도 힘들었다.

오늘저녁은 외식을 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의 한 레스토랑에 예약이 되었다. 메뉴는 샐러드 전채, 생선요리, 후식, 맛있는 요리를 들면서 곁들이는 포도주 맛, 유쾌한 분위기에서 재미있는 수수께끼 보따리를 풀었다.


* 7가지의 출세조건은(쌍기역으로 시작되고, 글자는 하나, 한글, 명사)?

  답: 꿈, 꽤, 끼, 끈, 깡, 꼴, 꾼

* 우리가 보는 우리의 모습은?

  색깔 있는 여자들

  끼가 있는 여자들/끼의 여자

  행복한 여자들

  즐거운 여자들

  찐한 여자들

  지칠 줄 모르는 여자들

  생기 있는 여자들

  생동감이 넘치는 여자들

  배꼽이 움직이는 여자들

  꿈이 있는 여자들

  깡이 있는 여자들

  깐깐한 여자들

  사랑으로 뭉친 여자들

  우애로 뭉친 여자들

  무당

  Hexe

  12 제자

  눈치 없는 여자들

  눈치가 필요 없는 여자들

  재치 있는 여자들

  배꼽을 웃기는 여자들

  워드카를 Untertasse로 바쳐서 마시는 여자들


이렇게 정신 없이 재미있게 떠들던 중 누군가가 부엌에서 고사리가 끓고 있었는데 집에서 나오기 전에 누가 가스 불을 껐는가? 라고 물었다. 아무도 불을 끈 기억이 나지 않자 송현숙과 조국남이 가스 불을 확인하러 숙소로 갔는데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가 늦게 도착하니 고사리가 그냥 끓고 있고 온 집안이 고사리 냄새에 젖어 있었다. 다시 나가는데 현관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다 걱정이 되어 찾아온 큰집 일행과 함께 Las Ramblas가를 끝까지 걸어서 콜롬부스의 동상을 지나 바닷가까지 산책을 나갔다.


10월28일 화요일

오늘은 각자 자기 취향에 따라 가고싶은 곳을 다시 찾아가기로 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서로의 목적지를 물어서 몇몇씩 일행이 되어 숙소를 나섰다. 대다수의 오늘 목적지는 가우디가 1906년에서 1912년에 걸쳐 지은 Casa Mila였다. 오늘따라 관광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 우리 일행은 어제 눈 여겨 보아둔 Casa Mila를 향해 Passeig de Gracia를 걸어서 찾아갔다. 입구에서, 집안에서, 옥상에서 우리 일행은 서로 만나면서 같이 감탄하다가 다시 헤어져서 둘러보고 또 만나고 나중에는 입구에서 모두가 만나서 소풍 온 학생들처럼 여기저기 걸쳐 앉아 싸온 빵과 과일을 나누어 먹은 후 Sagrada Familia로 가기 위해 함께 버스를 탔다. 한 참을 타고 가다가 우리가 버스를 잘못 탔음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적색관광노선을 타야하는데 청색노선을 탄 것이다. 모두 하차하여 손행자씨의 스페인어 실력에만 매달려서 SagradaFamilia로 가는 일반버스 34번에 모두 올랐다. 열한명 모두가 관광버스표를 그냥 보여주면서 들어갔는데 마지막으로 신사순씨의 표가 걸렸다. 우리가 소유한 관광버스표가 일반버스에서는 무효하기 때문에 다시 열한명의 버스표를 끊어야 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이런 사소한 사건도 엄청난 사건으로 되어버린다. 드디어 SagradaFamilia에 도착하여서 외부에서만 둘러보았다. 도미니카씨는 성가족교회 내부를 들러보겠다고 혼자 남고 다른 모두는 다시 버스를 타고 규엘공원으로 향했다. 아침에 혼자서 나섰던 박재신씨를 공원에서 다시 만났다. 점심때가 되어 모두 배가 출출한 차에 박재신씨가 서둘러 사온 빵으로 배고픔을 달랜 후 공원을 다시 둘러  보았다. 위로 올라가면 바르셀로나 시내 전체가 눈에 들어오고 바다가 멀리 내려다보이는 지리풍수가 좋은 곳에 자리잡은 공원이다. 수많은 방문객들이 와 있으나 넓은 공원에 흩어져 담소하는 화목한 분위기는 평화로운 정경을 자아내고 환상적인 예술작품에 휩싸여 마치 천국에 온 기분과 다름이 없었다. 산책길의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바다를 끼고 있는 바르셀로나 시가를 보고 내려오면서 성가족교회에 들리느라 혼자 올라온 도미니카씨를 만나 동행을 했다. 손행자씨 일행은 생선을 사기 위해 미리 항구 쪽으로 내려갔기에 남은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항구에서 만나기로 한 일행이 길이 어긋나서 손행자씨가 혼자서 늦도록 돌아오지 안았다. 두 시간 남짓하게 마음을 조리며 오늘의 식단표대로 끓여 놓은 육개장을 먹지도 못하고 애타게 손행자씨만 기다렸다. 벨이 울리는 순간 모두들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아이들처럼 “야! 왔다!”라고 소리지르며 다투어서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손행자씨가 아침에 집에서 나가기 전에 미리 끓여 놓은 고기국에 오늘의 식사당번인 도미니카씨는 파, 삶은 고사리를 썰어 넣어 끓인 후에 다진 마늘로 양념을 하고 유정숙씨는 정통의 고추기름을 만들어 냈다. 송현숙씨가 함부르크 집의 텃밭에서 뽑아온 여린 배추는 겉절이를 하기로 했으나 소금을 찾지 못해 쌈장에 찍어 먹었는데 달콤한 배추 맛이 오히려 겉절이 맛보다 나았다. 아무튼 여러 사람의 손이 간 육개장을 모두가 맛있게 잘도 먹었다. 그런데 박인숙씨가 체했는지 갑자기 토하고 야단이 났다. 조국남이 양손을 바늘로 따주니 좀 안정이 되면서 서서히 나아졌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웃기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 김수로왕의 자손이 독일에 와서 자기소개를 할 때: “Ich bin Frau von Kim"

- 똥개와 사냥개가 만나서 대화를 하는데

사냥개가 똥개를 보고: “너는 누구냐? 나는 귀족(Adel)이다. 내 주인이 나를 부를 때는 ...........von..........라고 한다.”

똥개: “아, 그렇다면 나도 귀족이다. 우리주인이 나를 부를 때도 von 이라고 한다.

        ‘unter von der Sofa!'"

- 송현숙씨가 가져운 테이프를 들으면서 배꼽춤을 배웠다.

- 워드카 에스키모가 알라스카로 돌변해버리다.


10월29일 수요일

- 피카소 박물관 방문

박물관에서 나와서는 Las Ramblas를 걸어와서 노상의 까페에 자리를 잡았다. Capuccino와 Kaffee를 마셔가면서 안차조씨가 색안경을 끼고 어제 백화점에서 구입한 멋있는 숄을 머리수건으로 두른 후 영화배우처럼 포즈를 취했다. 모두들 멋있다고 야단법석을 부리니 안차조씨는 그 기분에 한턱내겠다고 자청을 하여 음료수 값을 모두 지불했다(공짜로 커피 한잔 얻어 마시는 방법중의 하나, 알겠죠?). 그 후 해변의 모래사장으로 가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휴식하다가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모래사장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아들집에서 지내면서 여행을 다닌다는 한국여성을 한 분 만났다. 싱싱한 생선을 잡은 생선배가 들어오면 생선을 구입한다고 항구를 누볐으나 생선배를 만나지 못했다. 그 한국여성도 우리와 함께 다니다가 결국에는 상설시장에 가서 생선을 사기로 하고 그 분의 안내로 시장을 찾아냈다. 저녁식사에는 갈치 한 동강이를 둘이서 나누어 먹게 하니 모두가 갈치사냥을 하듯 아쉽게 수저를 놓았다. 그러나 겉절이 김치와 갈치찌개가 워낙 매워 “고추농사는 풍년이었다.”로 위로를 하였다.


10월30일 목요일

아침부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진다. 11시경에 어제 사놓은 예약표로 Palau de la musica catalana를 단체로 관람했다. 오후에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른 박물관을 찾아가거나 시내관광을 나갔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도미니카씨로부터 “너를 사랑하기에” 노래를 배웠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 볼 수 있다면

물안개 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여도

우리 둘은 변하지 않아

너를 사랑하기에 저 하늘 끝에

마지막 남은 진실 하나로

오래 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남게 해주오‘

여러 가지 노래를 부르면서 내일 마지막 날 저녁에는 우리가 Las Ramblas 노천에 나가서 단체로 노래와 춤을 자랑하기로 계획하고 준비를 했다. 동전을 받을 모자도 준비되었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계획하였다.


10월30일 18시 Las Ramblas에서

1) ‘날 좀 보소’ 노래/손행자,  춤/안차조

2) 아리랑 노래/춤/도미니카

3) 합창 ‘너를 사랑하기에’


10월31일 금요일

가우디가 건축의 골조만 그대로 두고 완전히 새로 개조한 집 Casa Batillo를 방문하였다.

오늘은 14시경에 Paella를 먹으러 가자고 계획했으나 소낙비 때문에 집에서 식은 밥을 덖어서 먹었다. 비가 너무 쏟아져서 계획한 Las Ramblas에서의 노래와 춤 자랑은 포기하고 그 대신 시장(Bougeria)에 가서 선물용으로 굵은 밤과 말린 무화과를 Dos Kilo씩 샀다. 잡곡밥을 짓고 고등조개, 홍합 그리고 도라도를 구워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친 후 언제나처럼 배꼽춤과 노래부르기로 들어갔다. 밤참으로는 연어회와 오징어구이가 준비되었다.

오늘이 마지막 저녁이어서 여행에 관한 총평의 시간을 가졌다.

- 자동차를 빌리는 것은 좀 더 신중히 상황을 파악한 후에 했으면..

- 두 집 사이의 거리가 500m 가 아니라 택시를 타고 가야할 정도의 거리였다.

- 손행자씨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맡겼다. 언어관계도 있겠지만 앞으로는 전체적으로 일을    여러 사람이 분담하도록 하자.

- 갈치에 얽힌 사연(손행자씨): 갈치를 간을 해 놓고 생선을 사러 나갔으나 생선배를 만나    지 못했다. 그래서 시장에 가서 갈치를 사왔다.

- .......................................

그 외 다른 내용은 참가했던 여러 분들이 보충해 주시기 바랍니다.


11월1일 토요일

어제저녁부터 요통 때문에 찜질을 하던 강여규씨의 상태가 밤새 더 악화되어 오늘아침에는 겨우 발걸음을 뗄 정도였다. 어떻게 해서라도 아픈 몸을 공항까지 끌고 가서 독일로 가는 비행기에 타야겠다고 결심을 한 듯 강여규씨는 이를 악 물고 떠날 준비에 혼신을 다 바치는 듯 했다. 작은집 식구들과 같은 비행기여서 만나기로 한 것을 포기하고 송현숙, 송금희, 조국남과 함께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다행히 비행편이 있어 예정보다 앞서 떠났다.

박재신씨는 남아 있다가 혼자서 안도라로 여행을 갔다가 다시 바르셀로나로 와서 며칠을 더 지낼 계획이다. 우리 모두는 바르셀로나의 도시 분위기, 정경, 특히 가우디의 예술품에 반해 버려 떠나기 아쉬워했다. 이제 지금부터 다시 가우디의 예술품만 찾아다니고 싶은 간절한 욕망도 솟아났다. 이 곳을 다시 한번 꼭 와야겠다는 다짐으로 마음을 달랬다.




posted by 재독한국여성모임

티스토리 툴바